볼락낚시 – 1. 시즌과 장점에 대하여

볼락낚시는 가장 인기있는 낚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초보자도 쉽게 잡을 수 있는 바다 어종으로 그 낚시방법 또한 쉬운 낚시입니다.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안 갯가에서 쉽고 많이 잡을 수 있는 시즌과 장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에 바탕한 글이기 때문에 참고 정도 하시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약 8년전 어느 날. 필자는 부산 다대포 인근의 갯바위에서 볼락을 처음 잡아봤습니다. 낫개항에서 종선배를 타고 나무섬의 한 갯바위에 하선해 낚시를 했던 때입니다. 감성돔을 대상어로 좋은(?) 자리에 하선하기 위해 새벽 4시 첫 배를 타고 출항했었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에 동행한 일행분께서 ‘청개비 달고 던지봐라~ 뽈래기 한마리 물어줄끼다!’는 말을 듣었습니다. 감성돔 외에는 다른 어종들의 이름조차 잘 모르던 때였습니다. 동이 틀 때 감성돔을 잡겠노라고 갔던 갯바위에서 저는 여러마리의 볼락을 잡았습니다. 지금은 루어낚시로 볼락을 대상어로 출조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감성돔 잡으러갔다가 덤으로 얻은 고기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0년 2월경. 진해의 한 방파제에서 여러마리의 볼락을 잡았습니다. 이 때는 루어낚시로 생미끼가 아닌 가짜미끼, 웜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햇수로 5년째 볼락루어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손맛에 반하고 입맛에 반해 해마다 볼락시즌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하면서요. 해마다 낚시인들이 뽑아 먹어서(?) 그런건지 진짜 개체수가 줄었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볼락낚시가 참 쉽지 않습니다. 쿨러조황을 기대하고 매번 출조하지만 빈작일때가 허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락낚시를 즐기는 가장 큰 이유는 아래 언급하겠습니다만 단연 손맛과 입맛 때문입니다.

볼락은 쏨뱅이과로 그 크기가 크지 않습니다. 성어의 크지가 30cm 가량으로 필자는 아직 왕사미라 부르는 30cm 가량의 볼락을 잡아보지는 못했습니다. 5짜 감성돔도 잡아본 5짜조사인데 볼락은 아직 왕사미, 머리 올리지 못했습니다. 바다가 허락해야 잡을 수 있다는 왕사미를 잡는 그 날까지 볼락 공부는 계속 되야겠지요. 볼락은 난태생으로 알려져 있고 3년 정도 자라야 15cm 가량 성장한다고 합니다. 어자원보호를 위한 방생기준이 볼락의 경우 15cm인데요. 집에 가져오는 볼락이 최소한 3년생인 셈이지요. 돌돔과 더불어 양식으로 매력이 적다고 알고 있습니다. 성장속도가 빠르지 않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그렇기에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녀석이 바로 볼락입니다.

필자는 선상낚시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도보(워킹) 방파제 낚시 혹은 종선배를 타고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편입니다. 얕은 연안부터 깊은 수심의 먼바다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연중 잡히는 고기가 볼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낚시에 국한하면 볼락낚시를 할 수 있는 시즌은 한정적입니다. 방파제가 됐건 갯바위가 됐건 제아무리 멀리 캐스팅해도 그 범위가 20m 이내. 그런 권역에 볼락이 서식하고 잡히는 시즌은 표층수온 10~13도 남짓일 때입니다. 달로 본다면 11월 중순이후부터 5월경까지 잡을 수 있는 시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낱마리여도 잡히기는 11월경부터 5월까지 잡히지만 제법 잡힌다 내지는 마릿수로 잡힌다는 시기는 2월~4월초입니다. 이 때 표층수온이 12~13도에 근접하는 방파제와 갯바위를 찾아가면 어김없이 좋은 조과를 냈었습니다. 겨우내 낮은 수온일때는 조과가 좋지 못했고 잡는다 하더라도 낱마리에 그쳤고요. 이 글은 쓰는 오늘(2024.03.28)을 기준으로 거제지역의 경우 약 13도, 통영 약 12도, 진해마산 약11도 정도 수온인데요. 아마도 여느 곳 할 것 없이 볼락이 잘 물어주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볼락낚시를 선상에서 하느냐 먼바다에서 하느냐 등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와 같이 방파제 혹은 갯바위와 같이 발 앞 얕은 수심층을 공략하는 경우라면 수온 12도 내외를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낚시실력여하에 따라 그 날 물때와 필드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 시기 볼락이 공격적 먹이 활동을 하고 갯가에 붙어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물론 오로지 몇년간의 출조기록과 경험에 비춘 것이니 정답은 아닐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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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어낚시 가운데 전갱이, 볼락, 풀치를 대상어로 한 라이트게임을 좋아합니다. 낚시채비를 최대한 가볍게 사용하면서 마릿수 손맛을 보는 것을 선호합니다. 수온과 운때가 맞아질때면 마릿수로 손맛을 보고 쟁여올 수 있는 낚시가 바로 볼락낚시입니다.

볼락낚시의 장점은 다른 말로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제가 생각하는 볼락낚시의 장점은 손맛, 입맛, 쉬움 이렇게 3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첫번째 손맛. 흔히들 ‘털털거린다’고 하죠. 가벼운 루어낚시대로 볼락의 바이트를 받게 되면 그 털털거리는 손맛이 정말이지 일품입니다. 굳이 아쉽다면 멀리서 잡히는 것이 아니라서 오래동안 그 털털거림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인데요. 대신 볼락은 군집성 어종으로 한번 낚이기 시작하면 연달아 입질을 또 받을 수 있어서 좋은 면도 있습니다. 손맛의 또다른 장점은 낚시실력인데요. 마릿수로 낚을 수 있는 볼락낚시는 낚시실력을 높이는데도 한 몫 합니다. 감성돔처럼 마릿수로 쉽게 낚을 수 없는 낚시를 해보면 ‘어째 잡았는지 기억이 안난다’는 말을 하게 되는데요. 어느 타이밍에서 입질이 오는지 잡고 난 뒤에 느낌이 어떤지 많이 낚아봐야 그걸 유지하고 또 잡지 않겠습니까. 짧지만 강렬한 손맛을 반복적으로 느끼다보면 자연히 더 자주 입질을 받게 되는 실력을 경험하게 됩니다.

두번째는 입맛입니다. 낚시인들을 통해 이런 말을 여러번 들어봤습니다. ‘서울사람들 볼락맛 알면 볼락 씨가 마른다'(*지역적 폄하가 아님을 밟힙니다.), ‘볼락은 감시(감성돔)랑도 안바꾼다’. 이 두 말은 볼락의 맛을 표현한다고 보면 됩니다. 부산경남에 사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볼락이나 열기를 먹고 자랐을 껍니다. 필자의 경우 볼락의 사촌격인 아까(부산경남에서 빨간고기 부름)를 먹고 자랐는데요. 특유의 감칠맛으로 한번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있을지언정 한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껍니다. 부산경남에서 주로 소비되어 온 볼락류 생선들을 서울 경기사람들이 좋아하게 될까 두려워하는 말이 아닌가 싶은데요. 또 갯바위 찌낚시를 갔던 우연히 볼락만 왕창 잡고 감성돔은 꽝을 치고 온 적이 있습니다. 부두에 도착해 선사에서 조과사진을 찍는 그 때, 한 조사님께서 감성돔과 볼락을 바꾸자 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그 때 한 어르신께서 볼락이랑 감성돔이라은 안바꾼다고 그 맛을 알려준 기억이 납니다. 회부터 매운탕과 구이까지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볼락은 최고의 밥상 반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쉽다는 점입니다. 오징어, 새우, 동물성 플랑크톤까지 먹이에 대한 공격성이 매우 뛰어난 어종이 바로 볼락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와는 다르게 국내에서는 볼락루어낚시를 한다고 하면 집어등을 사용합니다. 볼락을 집어시키는 것이 아니라 볼락의 먹이인 플랑크톤이나 사백어와 같은 치어를 집어시키는 것이지요. 집어가 되면 먹이에 대한 공격성이 강한 볼락을 쉽게 낚을 수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주 경남 진해의 한 방파제 내항에 얘들을 데리고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루어대에 소프트웜 하나 달고 캐스팅한 뒤 단순한 리트리브(릴을 감는 동작)에도 작지만 볼락이 잡혀주기에 얘들도 모두 손맛을 보게 했었습니다. 볼락이 없는 곳에 가서 제 아무리 애를 써본들 잡지 못합니다. 하지만 볼락이 서식하는 곳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고도의 기술없이도 낚을 수 있다는 점이 이 낚시의 매력이자 장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요약하면, 필자는 표층수온 12도 내외일때 연안 갯바위에서 볼락을 낚시 좋았고 시즌으로 본다는 점. 손맛과 입맛이 뛰어난 볼락낚시는 쉽다는 점입니다. 여기 첨언해 생활낚시로서 인기있는 또다른 어종인 전갱이와 연결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수온 12도를 볼락낚시와 전갱이낚시의 바로미터로 활용합니다. 수온 12도까지는 볼락낚시를 주로 하고, 수온이 12도가 넘어섰을때 전갱이낚시를 시작합니다. 표층수온에 따라 대상어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12도 이하일때는 볼락을 대상어로 출조하고 12도가 넘어서면 연안 갯가에도 전갱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볼락보다는 전갱이가 더 잡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연중 쉽게 낚을 수 있는 전갱이도 수온이 낮을땐 연안에 잘 붙지 않습니다. 이때는 볼락과 같은 락피쉬를 공략하는게 좋다는 것이지요.

전갱이 낚시의 경우 종선배를 타고 멀리 갯바위로 가는 경우가 드물지만 볼락의 경우 마릿수 조과를 위해 몇차례 종선배를 타고 갯바위를 찾습니다. 귀와 마음을 울리는 물멍을 때리기 너무 좋습니다. 또 일출 광경을 보고 있으면 소화가 되는 듯한 묘한 매력을 느끼기도 합니다. 비단 볼락낚시만이 아니라 낚시가 주는 또다른 재미 내지는 매력 아닐까요? 벚꽃이 질 때까지는 볼락 잡느라 즐거울 꺼 같네요. 그런 볼락들을 뒤로 하고 전갱이낚시 시즌도 막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바다로 나가 낚는 재미는 물론이고 감성 충전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월별로 시기를 넓게 보았을때 11월부터 5월까지 볼락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제 나름의 플랜을 언급해보겠습니다. 11월 중순 이후부터 12월경까지 ‘탐사’를 다닙니다. 11월부터 1월경까지 볼락 산란기 동안에는 낚아도 가져오지 않습니다. 알 밴 녀석이 아니라도 말이지요. 개체를 보호해야 또 많이 잡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두어달 동안은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여러 곳에 볼락이 서식할만한 환경인지 젖볼이 됐건 알배기가 됐건 볼락이 있는지 확인하러 출조를 다닙니다. 몇년간 볼락낚시를 다니면 신기했던 것이 작년에 많이 잡았던 곳인데 올해 붙지 않은 경우도 많았었기 때문입니다.

생자리라 말하는 새로운 곳 발견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흔히들 손이 많이 탄 곳에는 고기가 없다라고 하지요. 볼락이 그렇습니다. 방파제에서도 쉽지 낚이긴 하나 발길이 많이 닿는 곳에서 대박으로 많이 잡아본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안전하지만 발길이 덜 닿은 곳들을 탐사하는 것이지요. 올해는 여기 붙었나, 몰이 좀 폈고 살만한 곳인가 탐사낚시를 다닌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두어달 탐사한 후 추운 1월부터 2월중순 까지 쉬다가 2월 하순부터 다시금 출조를 합니다. 수온도 많이 올라 본 시즌이 되고 있기도 하고 말이지요.

3월과 4월은 볼락낚시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벚꽃 개화시기를 전후에 각각 보름간은 연중 놓칠 수 없는 볼락시즌입니다. 이 때 그동안 탐사했던 포인트에 가서 하기도 하고 조황이 좋은 거제 통영권 갯바위를 가기도 합니다. 탐사기간 확인했던 포인트에서 마릿수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가끔 찾는 갯바위서 호조황을 누리고 올 때도 있습니다.

맛있고 쉽다라고 할 수 있는 볼락낚시도 사실 깊이 있게 들어가면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낚시하는 행위 시간보다 사실 복기하고 공부하는데 저는 더욱더 시간을 많이 할애합니다. 어느정도 실력만이면 충분한 낚시이기도 하지만 깊이 있게 파고들면 더 재미있는 낚시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빡대도 연질대도 아닌 중경질대를 써야 한다는 볼락낚시의 제 나름이 메커니즘이 있지만 이와 같은 내용은 다른 글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좀 더 잘 낚고 싶고 좀 더 즐겁게 낚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많이 해 봤습니다. 낚시대를 바꿔보기도 했고 집어등을 수없이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수온을 기준으로 때가 되면 있기 마련이고 잡히기 마련인데 말이지요. 볼락이 군집할 만한 환경이라면 그리고 공격적으로 먹이활동을 할만한 시기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좀 더 미세하게 접점을 찾고자 노력하는 낚시인의 애정이 있다면 더욱 더 잘 잡고 즐거운 낚시를 하겠지요. 입맛까지 훌륭한 볼락. 벚꽃이 곳곳에 피고 있으면 진해에는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춘고어라는 볼락낚시 좋은 시기 놓치지 마시고 손맛과 입맛 즐기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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