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락낚시 : 0.2g 차이와 액션변화

근래 바람이 잦아 낚시가 쉽지 않은 날이 많았습니다. 바람이 많지 않은 날에 출조해 볼락낚시 채비 운용을 연습하기 위해 출조했습니다. 지그헤드 무게에 변화를 주면서 그램별로 다른 액션을 사용하며 낚시해 보았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레벨 +1된 느낌을 받았고 그 기억들을 기록해봅니다.

저는 주로 도보로 집 근처 방파제나 갯바위에 낚시를 다닙니다. 종선배를 타고 내린 갯바위 포인트들과 다르게 여밭이 멋지게 형성돼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방파제에서 낚시를 해보면 대게의 지형이 캐스팅 최대지점의 바닥에 바위라고 표현하기에는 작은 돌맹이들이 조금 있는 지형과 발 앞 주변에 몰이 피어있는 정도의 지형입니다. 종선배 선장님들께서 좋은 갯바위 포인트에 내려주는 경우라면 통상 여밭이 잘 형성된 경우(감성돔 찌낚시나 볼락루어낚시의 경우)이지요.

선상 혹은 종선배를 타고 하선한 갯바위 낚시와 도보권 방파제 낚시는 낚시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급한대로 지형의 특징이 다르고 수심 또한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 갯바위찌낚시를 다니던 때에는 무조건 바닥을 훑는 낚시를 했습니다. 고등어나 전갱이 같은 회유성 어종이 중층 이상에서 노닐때를 제외하고는 감성돔이건 참돔이건 철저하게 바닥을 탐색하는 형태의 낚시에 특화된 개인 성향이 있었습니다.

근래 도보권 방파제에 볼락낚시를 가면 유독 주변사람보다 저의 조과가 빈촐하다는 느낌을 오랜만에 받았습니다. 분명 쉬지 않고 액션을 주면 낚시를 하는데 말입니다. 큰 녀석에 내게 걸리지 않는 것은 운이 없다 친다지만 제법 비슷한 마릿수를 올리거나 조금 더 잘 잡아내고 싶은데 말이지요. 나의 짬낚형 도보권 생활낚시에 큰 변화를 줘야겠다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되었고 같은 포인트에 반복해 가서 연습을 해보고자 했습니다.

어디가나 몰이 형성된 곳에는 작든 크든 볼락은 있을 것이라 가정하고 루어낚시대와 릴도 고정하고 지그헤드와 웜도 가급적 동일하게 사용하면서 단지 지그헤드 무게와 액션에 변화를 줘보는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결과론적으로 지그헤드의 무게에 따른 (침강속도에 따른) 액션은 달라야 하며 도보권 방파제에서의 수심운용은 달라야 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과거 찌낚시로 단련(?)된 바닥낚시에서 조금 벗어나 중층을 노닐며 지그헤드를 놀릴때 입질빈도가 높았으며 지그헤드의 무게를 최대한 낮추어줘 낮은 수심층에서 적은 수심변화를 유도하는 액션이 효과적이다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4년 3월 21일 목요일(음력 2월 13일)에 출조후 기록한 글로써 3m/s의 남서풍이 불었던 날임을 참조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 볼락낚시 훈련소 : 지도로 보기

볼락낚시에서 어떠한 액션을 사용하건 핵심은 지그헤드가 떨어질때 볼락이 입질을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가볍게 로드를 쳐올리며 호핑액션을 하고 잠시 멈추었을때 입질 받은 경험이 있지 않은가요? 릴링을 하다 멈춘 시점에 입질 받은 경험이 있지 않은가요? 볼락은 지그헤드가 떨어질때, 즉 drop 시점에 잘 반응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내용입니다.

그동안 저는 수심이 채 3~4미터가 되지 않는 방파제 내항에서도 호핑액션을 루어낚시의 메인 메커니즘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아징낚시에서 가장 많은 입질을 받을 수 있는 액션이기에 그랬던 부분도 있고요. 먼바다 갯바위에서 그 액션을 많이 잡아 본 경험이 몸에 체득돼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수심이 채 깊지 않은 도보권 포인트에서는 호핑액션으로 인한 미끼 움직임이 작은 개체에게는 유혹이 아니라 위협으로 느껴지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날은 미끼의 상하 움직임이 크지 않도록 집중해 액션을 해보았습니다. 라인의 텐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아징할때마냥 강한 호핑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하튼 미끼가 드랍할때 물어줄꺼라 믿고 그 움직임이 강하지 않도록 말이지요. 놀랍게도 잦은 입질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2시간 가량 볼락낚시를 했는데 30마리는 훌쩍 넘게 손맛을 본 것 같습니다. 몇일 전 채 10마리를 잡았을까 싶은데요. 이 날은 액션에 가감을 줘 가며 손이 익힐 수 있을만큼 잡은 것 같습니다.

물론 볼락방생기준인 15cm를 넘기는 녀석은 단 2마리 밖에 잡지 못했습니다. 11~13cm 가량의 작은 개체였지만 액션과 운용방법에 따라 시원하게 입질해주기도 하였고 물고 있는 듯 예민하게 입질하기도 했습니다. 어자원 보호를 위해 잡았던 모든 친구들은 바다로 돌려보내 주었습니다.

이 날 볼락낚시에 사용한 채비는 연질의 루어대, 2천번 스피닝릴, 0.25호 에스테르라인, 0.8호 목줄을 사용했습니다. 지그헤드의 경우 0.73g, 0.8g, 0.85g, 1.0g으로 가벼운 무게를 사용했습니다. 자작해 만든 텅스텐 지그헤드를 볼락이나 전갱이나 연중 낚시하며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시마노 소아레 지그헤드부터 다이와 텅스텐 지그헤드까지 표기된 무게가 아닌 실제 저울로 측정한 무게를 확인한 뒤 분류해 준비해 갔었습니다.

개인적으로 2.0g 이상의 지그헤드로 낚시를 하면 집중도가 높지 않습니다. 제 기준 자연스런 텐션감이 잘 느껴져 박진감 넘치는 낚시가 아닌 편입니다. 1.5g 이하의 지그헤드로 바다속 지형을 읽으며 집중해 낚시하는 걸 매우 좋아합니다. 평소 1그램의 지그헤드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평소보다 0.2g 낮춰 운용해보는 것을 목표로!! 침강속도가 높지 않으니 수심층 얼만큼에 도달했는지 어떻게 유영할지 생각하며 집중해 낚시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0.73g, 이 날 가장 가벼운 무게의 지그헤드(시마노 소아레 지그헤드). 평소와 0.2g의 차이를 준 변화. 이 때는 단순한 리트리브로 입질을 자주 받았습니다. 최대한 멀리 캐스팅해서 목표한 수심층까지 내려준 뒤 얕은 파도가 일듯 리트리브 속도를 가감하며 아주 낮게 지그헤드가 떨어졌다 올라갔다 하게금 상상하면서요…..1g 이하 지그헤드 사용이 잦지 않다보니 조금만 빨리 릴링을 해도 금새 수면에 떠오르는 느낌이라 그 느낌을 익힐 수 있게 그런 느낌으로 운용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매우 좋았는데요. 예민하게 운용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가장 입질을 많이 받았던 무게였습니다.

1.0g, 이 날 사용한 가장 무거운 지그헤드. 조구사에서 판매하는 지그헤드를 써보기도 했고 제가 직접 자작한 텅스텐 지그헤드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뒷바람(등바람)을 맞고 했던 낚시여서 비거리는 상당히 잘 나오는 편이었고 평소 메인으로 사용하는 1g의 지그헤드도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1.0g 지그헤드를 사용할때 가벼운 호핑액션과 스탑앤고 액션을 한번씩 섞어 사용했습니다. 호핑후 릴링 그리고 멈추었을때 어김없이 입질해주는 패턴이었습니다.

말로 풀어내기 참으로 어렵습니다만 스스로는 분명 레벨 +1한 느낌을 받고 왔습니다. 이 글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의 핵심은 반복적인 나만의 채비와 액션에서 조금 벗어나 다른 시도를 해보는건 어떨까 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저는 그저 포인트에 도착하며 1그램 지그헤드에 선호하는 웜 달아서 호핑애호가 마냥 운용했던 것 같은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요즘 내가 하는 낚시 그리고 요즘 내가 가는 포인트는 여밭이 훌륭하지 않고 수심 또한 깊지 않으며 조류도 크게 많지 않은 곳이다였습니다. 그래서 루어낚시의 생초보 입장으로 돌아가 포인트마다 바닥을 확인하고 수심을 이해한 뒤에 다양한 루어액션으로 그 날의 입질패턴을 찾아내는게 맞다. 이전의 호조황 내지는 잘 잡았던 기억으로 포인트, 어종, 날씨 무시하고 일변도였던 나를 좀 변화시켜보자 였습니다.

볼락낚시를 비롯해 루어낚시 더 나아가 낚시를 즐기는 모든 사람은 소유욕이 있습니다. 인정하시나요? 낚시 잘하시는 낚시유튜버님의 영상을 보며 ‘아 저 웜 한봉지 사야겠네’ 생각하게 되고 낚시 가는 길에 잠시 들린 낚시점에서 또 웜 한봉지 사는 건 비단 저만의 이야기는 아니지 싶습니다. 그렇게 사고 사고 또 사다보니 저는 이제 이름도 모르는 웜 봉지가 수두룩합니다.

수많은 웜 가운데 아징이나 볼락이나 항상 들고 다니는 최애웜이 있는데요. 바로 사진 속 웜들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이유는 어느 어종이건 잘 잡혀왔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변질되거나 하지 않고 오래 사용해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날은 사진 속 3가지 웜을 포함해 7가지의 웜을 사용했는데 입질패턴을 익히고 난 뒤라 그런지 안무는 웜은 없었습니다. 분명 웜보다는 먹고 싶게 만드는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손님고기로 28cm 가량 되는 청어가 낚기기도 했고 해삼이 낚기기도 했습니다. 연습삼아 필드에 나간 것인데 손맛은 잘 보고 돌아왔습니다. 도보권 방파제에도 이렇게 풍족한 어자원들이 얼굴을 보이는 것 보며 이제 봄이 왔음을 새삼 느낍니다. 볼락낚시 참 어렵고 재밌습니다. 많이 낚아 취하는 즐거움도 좋지만 전략전술가처럼 나만의 낚시스킬을 높이는 즐거움에 취해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월등한 조과 자랑보다는 낚시를 즐기며 느끼는 진솔한 생각을 담는 곳으로 계속 꾸며보겠습니다. 읽어주신 분 감사드리고요. 또 뵙겠습니다.

2 thoughts on “볼락낚시 : 0.2g 차이와 액션변화”

  1. 글 잘 보았습니다. 저는 야간에 낚시를 가기 어려워 어제는 새벽에 명동항에가서 젖뽈 한마리를 잡아 뒤에서 지켜보던 고양이에게 먹이로 주고 해가 뜬 후에 제덕항으로 이동해 20센티 조금 넘는 볼락을 하나 잡았습니다. 와이프가 회를 좋아해서 그 볼락 한마리를 가위로 손질해 회를 두점 떴는데 와이프가 너무 좋아해서 오늘 다시 제덕항에가서 30센티 조금 넘는 놀래미 한마리와 20센티짜리 꼬시락 한마리를 잡아와 또 회로 만들어줬는데 매우 좋아했습니다. 제가 먹어봐도 놀래미회는 참 달더라고요… 제덕항 수협 앞이 이젠 공사가 끝나서 발판도 좋고 야간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가로등이 있으니 볼락 낚시에도 괜찮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동네 주민분께서 가보라 하셔서 제덕항 조그만 방파제쪽에 가봤는데 전어인지 전갱이인지 무리지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제가 가진 1그람 지그헤드에 웜으로는 뭔가 톡 톡 입질은 하는데 바이트는 없더군요. 시간 나시면 한번 찾아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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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소중한 정보 감사합니다. 정성껏 손질한 회까지…멋지십니다!! 수온이 서서히 오르고 있어 조만간 전갱이낚시를 할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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