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볼락낚시 : 1번째 도전 & 만쿨

남해 볼락낚시를 다녀왔습니다. 갯바위에서 기분 좋은 만쿨을 하고 왔는데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한 조행을 복귀하고 볼락낚시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들과 Tip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2024년 6월 3일 월요일. 주말동안 낚시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다른 이들의 조행기와 조과를 구경했습니다. 창원에 살고 있는 필자는 평일 저녁 짬낚시로 부산 가덕과 창원시 진해 지역에서 솔찬히 전갱이 손맛을 보내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낚시가 볼락 루어낚시이고 가장 가족들이 맛있어 하는 고기가 볼락입니다. 주말동안 통영과 남해 일대 갯바위에서 볼락 조과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선 설레고 가고 싶은 마음에 일이 되지 않더군요.

갯바위 찌낚시를 하던 때에는 남해군 조도에 감성돔과 참돔을 낚기 위해 간간 다녀봤지만 볼락과 전갱이 등 루어낚시로 출조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당초 통영 척포항에서 출항하는 종선배를 타고 통영 내만권에 볼락낚시를 가려 했지만 통화한 선장님들마다 비관적이셨습니다. 그리하여 연락하게 된 남해 미조의 한 종선배 선장님. 자신있게 아직 볼락이 잡힌다며 ‘오이소~’하시는 말씀에 출조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필자는 6월에 볼락을 잡아본 적이 없고 출조를 계획해 본 적 조차 없었습니다. 가거도나 추자도와 같은 원도권의 경우 이제 본시즌이 시작되었겠지만 볼락을 잡으러 그리 멀리 가본 적이 없고 항상 벚꽃이 지면 전갱이 루어낚시로 대상어와 주력낚시를 변경하곤 했습니다.

이날 낚시를 다녀온 곳은 남해군 미조면 일대에 있는 쌀섬(미도)라는 곳입니다. 감성돔과 참돔 등 갯바위 찌낚시로 유명한 출조지인 조도(새섬)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무인도입니다. 지식백과와 포털사이트에 정보조차 찾기 어려운 섬이지요. 조도와 호도 그리고 쌀섬을 합쳐 조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쌀섬 역시 제법 유명한 포인트입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창원의 경우 당일 바람이 2m/s 정도로 예보돼 있었으나 2시간 남짓 떨어져 있는 남해군 미조의 경우 바람이 5~7m/s로 예보돼 있어 사실 걱정을 안고 출발했습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볼락을 마릿수로 잡아본 경험이 많지 않고 어느 낚시건 간에 쉽지 않을꺼란 예상을 하면서 말이죠.

선장님의 자신감과 볼락에 대한 그리움으로 출조를 했지만 20도를 넘긴 표층수온에 과연 마릿수의 볼락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몇일전 다른 조사님들의 조과사진으로 낚인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과연 이 바람과 수온에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경남 남해군 미조면에 속하는 무인도 쌀섬에 종선배를 타고 진입하였습니다. 근처 새섬이 있음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 갯바위 곳곳은 새똥으로 보이는 흔적들. 발판이 그리 편하지 않고 평평한 지형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선장님께서 내려주신 포인트는 옆바람이 너무 강하게 쳤었는데 평이한 채비로는 낚시 자체가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날이 밝을때 곳곳에 캐스팅하며 지형을 읽히고 조류를 읽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내렸던 포인트는 도보로 걸어 섬 둘레로 낚시가 가능했기에 바람을 등지는 곳에서도 던져보며 야간에 낚시할 포인트를 미리 몇군데 지목해두었습니다. 해가 지기 전 수심 깊은 곳에서 볼락과 다른 몇몇 어종들이 인사해주었습니다. 개체가 있음을 확인한 것도 좋았고 강한 바람에도 입질해줌에 감사하며 말이죠.

이번 남해 볼락낚시에서 가장 어렸웠던 부분이자 가장 중요했던 부분이 바로 바람입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어떻게 낚시채비를 셋팅하고 공략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 말입니다. 단순히 지그헤드의 무게를 높이고 날려있는 슬랙라인을 잘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바람에 순응하고 그에 맞는 낚시채비와 공략이 반드시 필요했던 날입니다.

그래서 첫번째 시도했던 방법이 바람을 피하고자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하선했던 포인트에서 한참을 걸어 바람을 그나마 등질 수 있는 지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간조도 바닥이 훤히 보일듯한 얕은 여밭이었습니다. 뒷바람 내지는 횡바람이 불었던 곳으로 처음 내렸던 곳에 비해서는 쾌적하게 채비운용이 가능한 그런 곳이었습니다.

평소 필자는 가능한 가벼운 지그헤드를 운용하는 것을 루어낚시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호하는 편입니다. 때문에 항상 바람을 등지는 포인트를 출조지로 정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버렸지요. 옮긴 갯바위에서는 1g 지그헤드로도 충분히 채비하강이 가능했고 바람에 날린 슬랙라인이 적어 루어액션을 주는데도 좋았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성공적이었습니다.

여밭 돌틈에 숨어있다 나와 루어를 받아먹는 듯 볼락이 신나게 입질해주었습니다. 16~18cm 남짓의 갈볼들이 던지면 물어주고 던지면 물어주는 마치 피딩타임. 발앞 수심은 1미터 남짓, 1g 지그헤드로 제 아무리 멀리 캐스팅 한들 3미터가 넘지 않을 듯한 얕은 수심의 복잡한 지형이었습니다. 만조가 지나 날물이 진행되고 있어 이후 여기서 낚시가 가능할까 싶을만큼 얕았습니다. 쿨러 1/3 정도를 여기서 채웠는데요. 여밭이다 보니 자연히 채비손실이 엄청 났고 그로 인해 쇼크리더(목줄) 매듭과 지그헤드 손실을 얼마나 했는지 모를 정도로 손실이 크긴 했습니다.

당일 2대의 집어등을 준비해 갔는데요. 녹색의 볼락집어등을 조류소통이 좋은 가장 얕은 곳에 비추었고 상층에서 노니는, 낚시인의 눈에 보이는 집어는 되지 않았지만 잘 잡힌다는 생각이 든 후로는 디머(광량조절장치)를 이용해 가장 약하게 비추어 경계심을 낮추도록 했습니다.

겨우내부터 시즌을 마감할때까지 볼락낚시를 갈때면 물때를 필히 고려해야 합니다. 갯바위와 같이 조류소통이 좋은 곳이 아닌 내항 등 짬낚시를 그렇지는 않고요. 대개 사리 물때에는 출조를 하지 않는 편이었고 조금 전후의 물때를 개인적으로 더 선호해 왔습니다. 이 날은 4물의 살아나는 물때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물때였습니다. 다만 하선한 포인트가 참돔 포인트라고 해도 될만큼 조류가 빠르고 바람이 강해 당일의 물때는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볼락은 조류가 멈춘 곳이나 조류가 너무 빠른 곳에서는 일반적으로 입질을 빈번하게 하지 않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잠방잠방 흐르는 적절한 조류에 활발히 입질을 하고 상층까지 피어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선한 갯바위에서 그 조건에 부합하는 위치를 찾고자 했습니다. 본류가 콸콸흐르는 지형에서 바닥을 노려 큰 씨알의 볼락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가급적 마릿수 조과를 위해 빠르게 낚고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을만한 조건의 지점을 찾고자 했습니다.

조금과 같이 유속이 빠르지 않은 때에 볼락낚시를 하는 경우에는 조류소통이 좋은 포인트를 찾아 출조를 하는 것이 좋은 Tip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사리때와 같이 유속과 조수간만의 차게 큰 때에는 조류소통이 그리 빠르지 않은 포인트를 찾아 출조하면 모든 물때에 볼락낚시를 유연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고요. 항상 좋아하는 물때와 지점에서만 낚시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와 같이 물때에 따라, 대상어종의 습성에 따라 포인트를 정하고 캐스팅지점을 정해 낚시하면 좀 더 즐거운 낚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볼락낚시 포인트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또 하나 중요한 Tip은 포말이 지는 곳입니다. 3미터가 채 안되는 얕은 여밭에서 재미를 보다 물이 많이 빠져서 도무지 낚시가 안되겠다 싶어 또 자리를 옮겼는데요. 포말이 지는 곳은 하나같이 활발한 입질을 해주었습니다. 포말이 인다는 것은 용존산소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기에 여느 곳보다 활성도가 좋은 지점입니다.

남해 볼락낚시의 피날레는 0시경이었던 밤이었습니다. 이곳저곳 옮겨가며 수없이 캐스팅하고 수없이 낚아올렸더니 1시가 채 되기전 쿨러를 가득 채우는 만쿨을 하였습니다. 사실 씨알은 아쉬웠지만 6월에 반팔을 입고 볼락을 잡아본 경험이 없던 필자는 새로운 경험에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쿨러를 가득 채우고선 이곳저곳 큰 씨알의 개체들을 찾아 바닥을 긁는 낚시를 해 보았습니다. 군소도 지그헤드에 걸려 올라오기도 했고 하층에서 전갱이가 간질간질 약은 입질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의 장시간의 밤낚시로 다양한 형태의 루어액션을 연습하고 적용해보면서 여러 재미를 느꼈습니다.

몇몇 포인트에서 제법 씨알 좋은 볼락을 만나기도 했고 동행한 분의 두레박에도 고기를 잡아 넣어주기도 했습니다. 밤새 낚시에 체력이 고갈돼 일찍이 로드를 내려놓았지만 손이 들고 있는 때에는 1타1피까지는 아니지만 공타치는 경우가 드물만큼 긴 시간 즐거웠던 낚시를 했습니다.

이번 남해 볼락낚시는 많이 낚은 즐거움보다 필자 스스로 생각한 부분이 결과로 맞아 떨어질 때 느끼는 쾌감이 있는 낚시였습니다. 6월이라는 남해권에서는 지난감 있는 시기에 출조를 했지만 내렸던 쌀섬에서 포인트를 잘 선정했던 것 같습니다. 물때표에서 봤던 수온과 다르게 조류소통이 좋은 곳은 훨씬 더 낮은 수온을 보였던 곳이였을테고 볼락이 은신해 있을 법한 곳을 바람과 조류 그리고 포말로 찾아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 날 루어낚시로 청개비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지형 특성상 캐스팅 거리가 좀 필요한 경우에는 6피트 6인치 로드를 사용했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짧은 아징대를 사용했습니다. 흔히들 사용하는 합사가 아닌 에스테르라인 0.3호로 볼락낚시를 즐기기에 어려움이 없었고 탐사 내지는 지형파악을 위해 캐스팅 할때만 2g, 3g 지그헤드를 사용하고 그 외에 모두 1g 혹은 1..5g 지그헤드를 사용해 낚시를 했습니다. 스트레이트 계열의 소프트웜도 잘 물었지만 꼬리가 있는 테일웜이 더 시원한 입질을 유도해냈고 클리어계열과 흰색 웜이 효과적이었습니다. 필자가 사용한 태클정보는 아래 필자의 글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남해 볼락낚시,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즐거웠던 손맛과 만쿨의 기쁨보다도 내가 생각하는 낚시를 했고 내가 공략하고자 하는 방법이 잘 통했던 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2시간 이상 졸음을 헤치고 달려와 구이용으로 볼락을 손질하는 고된 시간도 있었지만 가족들이 맛나게 먹을 생각하면 과정도 결과도 모두 만족되는 즐거운 출조였습니다.

집 근처 갯바위나 방파제에서 하는 낚시도 즐겁지만 가끔 거리가 멀어도 새로운 곳에서 설렘과 걱정을 않고 하는 낚시도 즐겁습니다. 루어낚시도 그렇고 원투낚시, 찌낚시 어떤 낚시건 많이 잡아봐야 실력이 늘듯이 글을 읽은 분들께서도 많은 손맛볼 수 있는 남해 볼락낚시 한번 다녀와 보시길 추천합니다. 쉼과 충전이 있는 여정을 계속 해야겠습니다.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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