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바위낚시 : 야경 1번지

갯바위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종선을 타지 않고 다녀올 수 있는 야경이 멋진 가덕도입니다. 갈때마다 쉼없이 고기를 내어주어 마치 전갱이 훈련소와 같은 곳. 손맛이 그립고 드넓은 바다 감성을 느끼고 싶을때 다녀오면 좋은 곳입니다.

갯바위낚시가 주는 감성

2023년 7월 21일 금요일. 길고 긴 장마의 끝이 다가오는 듯 맑고 청아한 하루였습니다. 루어낚시를 도보권에서 즐기는 요즘에는 이따금 갯바위에서 바라보는 감성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연화도 매물도 등 좋다는 섬들을 종선을 타고 감성돔 잡으러 다닐때는 잡는데 미쳐 있었던 것인지 잘 몰랐었거든요. 짧은 시간의 짬낚 위주의 워킹루어꾼에게 갯바위는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11물, 22시 55분경 만조였던 이 날은 장마기간 많은 비로 깨끗이 청소가 되어있을 갯바위로 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차가 조금 막혔지만 불금인거 고려하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가덕도 천성에 도착했습니다. 고기는 챙겨오지 않을 것이기에 짐을 최소화해서 걸어들어갑니다. 가덕도 오션블루 휴게소를 따라 10여분 걸으면 도착하는 포인트입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곳곳에 이른 시간부터 낚시를 하고 계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동풍의 바람이 불었는데 바람을 등질 수는 없었고 옆바람 속에 낚시가 가능한 등대를 바라보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감성돔 낚시를 위해 천성항에서 종선을 타고 저곳에서도 낚시를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감회가 남다릅니다. 멀리 산 능선을 따라 구름이 가득 띠를 이루고 있는 것도 대단한 풍경이었고요.

얕은 수심의 동네 방파제와는 사뭇 다른 느낌. 입질이 주는 즐거움과 또다른 감성을 충전합니다.

저녁 6시경 도착해 한참을 바다를 바라보고 느꼈습니다. 평소 1g 지그헤드를 즐겨쓰나 이날은 조류가 제법 빠르고 옆바람이 불고 있어 1.5g의 지그헤드에 써티포 퍼프네이크로 시작했습니다. 전갱이 입질 잘 받는 아징웜으로 제가 소개했던 웜인데요. 재사용을 많이 한 것이어서 사진을 보면 물고 뜯긴 흔적이 많습니다.

평소보다 지그헤드의 무게를 높히고 캐스팅 필(feel)이 좋은 로드를 선택해서 그런지 제법 장타가 가능하니 재밌습니다. 최대한 멀리 던져 천천히 채비를 가져오는 속칭 ‘멀던슬감’ 방식의 운용으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갯바위낚시를 할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발앞 지형이 어떤지인데요. 제가 낚시했던 포인트의 경우 발앞은 경사형 갯바위로 약간의 밑걸림이 있었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도 수없이 입질을 받았습니다. 느나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3번 던지면 1번을 물어주는 입질빈도. 그 입질은 매우 시원했습니다. 수심 얕은 내항에서 꼬셔 잡았던 느낌과는 다른 로드를 후~욱 가져가는 듯한 입질. 바이트를 받고 선 자리가 높아 올리다 떨어뜨리기도 일쑤. 그렇게 갯바위에서 보는 풍경과 함께 즐거운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갯바위낚시에서의 동료애(?)

해가 자취를 감추려는 그 때. 옆에 한명 두명 조사님들이 도착하더군요. 이 날 바로 옆에서 함께 낚시했던 조사님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저와 같이 전갱이 루어낚시를 즐기는 진해에 사시는 조사님이었습니다. 말씀 한마디 한마디 즐거웠고 낚시 경험도 말씀해주셔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종선을 타고 갯바위를 갈때면 항상 2명 이상의 출조가 좋습니다. 자칫 미끄러운 곳을 밟으면 물에 빠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예상치 못한 너울이 일때도…좋지만 위험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 날은 혼자 도보로 이 포인트를 찾았었는데 옆에 한 분의 조사님이 와서 든든(?)하고 그랬습니다.

저는 예전에 두레박 물을 기르다 갯바위에서 바다에 빠져보기도 했습니다. 부산 다대포의 나무섬에서는 종선에서 내리는 어떤 조사님이 너울이 강하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빠지는 것도 보기도 했습니다. 이 날 저와 같이 도보로 짬낚을 즐기는 사람들과 다르게 4대돔 낚시를 즐기는 찌낚시 조사님들은 주로 새벽출조를 하니 동료애(?) 혹은 안전을 위해서라도 2인1조의 출조가 필요하겠다는 옛생각도 들더군요.

옆에 동료가 생겨서인지 더 즐거웠는데요. 조금 더 깊이 내리고 액션강도를 줄였더니 25cm 오버의 전갱이도 입질해주었습니다. 잔씨알만 잡다 근래 잡은 큰 씨알이었는데요. 드랙을 너무 풀어놨나 싶을 정도로 간만에 까랑까랑한 드랙음도 듣게 되었네요.

전갱이 훈련소 같은 갯바위

가덕 갯바위낚시의 큰 매력은 고기가 많다는 것입니다. 주차를 하고 바로 할 수 있는 방파제들과 다르게 천성에 주차를 하고 제법 걸어 들어와야 하는 포인트인데요. 높은 기온으로 옷도 흠뻑 젖었었지만 그게 아쉽지 않은 입질빈도.

갯바위낚시를 통해 아징루어의 맥을 찾고 연습이 되는 그런 곳 같습니다. 이따금 창원 진해 마산의 포인트를 전전하다 잦은 입질과 큰 입질이 그리울때면 이곳에 오는데 항상 역시나입니다. 수심이 제법 깊고 바람의 영향이 많은 루어낚시를 즐겨야 하는 점은 어려움이 될 수 있으나 조류가 멈춰서 있지 않고 좌로 가건 우로 가건 흘러만 주면 어김없이 바이트를 받을 수 있는 느낌입니다.

어떤 대상어가 됐건 많이 잡아봐야 더 잘 잡을 수 있게 연습이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일본 낚시인들의 영상을 즐겨보는데 그 영상들을 통해 낚시욕구가 올라가는 건 맞지만 실제 낚시실력이 올라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곳과 같은 갯바위낚시를 통해 평소 생각했던 운용방법을 적용해 보았을때 한층 실력이 향상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 적이 매우 많습니다.

2시간 조금 넘게 아징을 했습니다. 여러가지 웜을 사용하면서 감을 느끼기도 좋았고요. 씨알 좋은 녀석을 잡기 위한 시도도 많이 해보았습니다. 이 날 약 30마리 정도의 전갱이를 잡았는데 그 가운데 3마리는 25~26cm 정도 되는 좋은 씨알이었습니다. 다행히 옆에 오셨던 조사님께서 챙겨가신다 하셔 챙겨드리니 좋아하시기도 했고요.

대부분 상층과 중층에서 입질해 주었는데요. 조류의 속도나 방향에 따라 입질수심층은 조금의 차이는 있었습니다. 장마영향으로 갯가에는 여전히 찌푸라기와 같은 부유물은 많았었는데 낚시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었고요. 이전에 왔을때는 집어등 인근 가까운 곳에서 입질하는 적이 많았지만 이 날은 먼 곳 상층과 중층에서 입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치며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의 입문조사님, 초보조사님께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저 스스로를 위한 기록의 의미도 있습니다. 갯바위낚시가 주는 최고의 매력은 바로 위 사진 왼쪽입니다. 그리라고 해도 그릴 수 없을 멋드려진 풍경 아닐까요? 야경이 정말 멋져 꼭 다른 이들을 데리고 가봐야겠습니다.

그간 수없이 가보았지만 이 날은 나올때 보니 역대급 주차상태더군요. 차를 돌릴때가 없을만큼 양쪽으로 차가 많이 서 있었습니다. 부산과 부산 인근 도시의 낚시인들에게 갯바위낚시 포인트로 이제 매우 유명한 곳이 된 듯 합니다. 루어낚시 뿐만 아니라 찌낚시 원투낚시 어떤 낚시도 가능한 곳이니 한번쯤 출조포인트로 잡길 추천합니다.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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