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갱이초밥 : 1번째 도전

전갱이초밥에 도전해 봤습니다. 연중 쉽게 잡을 수 있는 전갱이. 그 요리도 다양한데요. 회나 초밥은 초보도 충분히 도전할만한 요리입니다. 과연 장마가 한창인 이 여름에도 맛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직접 잡고 포뜨고 초밥에 도전해 봤습니다.

전갱이 잡기 어려웠던 날

초밥 재료를 우선 잡으러 가야겠죠. 날씨가 참 받쳐주지 않습니다. 예년보다 길고 강한 장마로 바다상태 또한 항상 메롱입니다. 어제(2023년 7월 14일 금요일)는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왔는데요. 특히 서울 경기권, 충북권에는 시간당 100mm 가까이 왔다고 하더군요.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분만큼 날씨를 많이 보는 사람이 바로 낚시인입니다. 낮에 몇분이 멀다하고 오늘은 비가 안올까, 바람은 괜찮을까 하며 날씨앱을 봤습니다. 변덕스런 날씨에 기상청 예보 또한 빗나가는 경우도 많은데요.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 강수확률이 30%라 비가 와도 맞고 하겠다는 각오로 들썩이는 마음으로 가봤습니다.

잦은 비와 민물유입으로 방파제 수심 낮은 포인트들은 특히는 저염도 상태일텐데요. 고기 친구들이 갯가에 보이지 않고 멀리 멀리 갔나 봅니다. 하늘에는 기러기(?)들이 장관이고 포인트에 조사님 한명 없는 독탕 찬스인데 바다에 고기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 손맛 위주의 라이트한 낚시를 즐깁니다. 얘들이 좋아하는 볼락을 제외하면 잡은 고기를 가져오기 보단 손맛만을 즐기는 낚시를 하는데요. 요즘 포인트에서 뵜었던 조사님들이 ‘맛있는거 그거 왜 안가져가노?’라고 말씀하신 경우가 많아서…..과연 이 더운 여름에도 전갱이회가 맛있을까? 무르지 않을까? 궁금한 마음에 ‘전갱이초밥’을 한번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생각하게 됐었죠.

나무위키, 보도자료 등에서 볼 수 있는 학계자료 같은 걸 보면 고등어, 꽁치와 함께 등푸른생선인 농어목 농어과 전갱이는 정말 많은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혈중 콜레스트롤을 낮춰주고 중성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등 성인병예방에 좋다고 합니다. 칼슘과 비타민 D가 많아 뼈를 튼튼하게 그리고 골밀도를 높여준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이 전갱이 잡아가서 전갱이 추어탕 해먹는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는데 골밀도도 높여주고 성인병예방에도 좋으니 참 좋은 식재료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외에도 성장발육에도 좋고 시력보호에도 좋고…..뭐 안좋은게 뭐지 싶을 정도로 좋은게 많네요.

가장 좋은 전갱이의 효능, 특징은 칼로리가 낮은 편에 속한다고 합니다!!! 손맛 입맛 두루 갖춘 전갱이. 7m/s에 육박하는 강한 바람에 포인트 선정에 고민도 많았습니다. 진해해양공원 방파제에서 짧게 낚시를 했는데요. 포인트 관련 내용은 아래 링크를 달아두었습니다.

해가 지기 전 수없이 캐스팅해보아도 이 친구들이 나타나질 않습니다. 바람은 좌로 우로 이리불었다 저리불었다. 전갱이초밥 먹자고 집에 큰 소리 치고 나왔는데….그동안 그렇게 많이 방생해주었는데 짜식들!!! 가져가야지 마음 먹고 오니 나와주질 않았습니다.

1g 지그헤드의 제 나름의 표준 낚시채비를 벗어나 바람과 조류로 인해 1.5g, 2.0g으로 무게를 올려 해보아도 영 신통찮았습니다. 그러던 중 캐스팅후 수면에 착수하자말자…반가운 고딩어(고등어 치어)가 손맛을 주네요. 특유의 진동으로 낚시인들에게 좋은 손맛을 주고 식탁에서는 최고의 식재료인 고등어. 반갑지만 아직은 너무나 작은 사이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전갱이 입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콩갱이라 부르는 작은 씨알의 전갱이 뿐. 낚시가 참 마음처럼 되지 않습니다. 오늘은 전갱이초밥을 먹어야지 마음을 먹으니 고딩어와 풀치가 잡히고 말입니다. 그 흔하디 흔한 전갱이도 이 장마와 바람에 다들 어디론가 떠나버린듯 기다려도 오지 않고 내 낚시 메커니즘을 흔들어 놓네요.

전갱이초밥 도전을 위해

일몰 후 10분 정도 되었나? 드디어 먹을만한 사이즈의 전갱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때가 되면 오는 것을 먹고 싶고 잡고 싶은 마음에 발을 동동구른 것 같다는 반성을 해봅니다. 낚시했던 진해해양공원 방파제에 이 시기에 25cm 넘는 씨알을 보기 드뭅니다. 20cm 이상이면 여기서는 그저 만족해야 할 씨알. 강한 바람과 조류 그리고 간간이 내리는 비에도 녀석들은 손맛을 안겨줍니다. 어떤 맛인지 맛만 볼 요량이었으니 마릿수는 필요없고 3~4마리만 있으면 됩니다. 금새 연타로 입질해주어 집으로 고고~~!!!

위생과 눈보호를 위해 손질 사진은 업로드하지 않았는데요. 유튜브 일식 전문가들의 영상 1편만 봐도 금새 생선 포뜨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생선이라 손질이 어렵지 않고 사시미까지 아니라도 집에 있는 주방용 칼로 거뜬히 손질할 수 있습니다. 절반은 전갱이 불초밥으로 절반은 전갱이초밥으로 준비했습니다. 고수들 영상보고 따라서 칼집도 내 보고요.

여름엔 활어를 잘 안먹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 역시 그리 배우고 자라 다른 계절에 비하면 먹는 빈도가 작습니다. 그래도 워낙 회를 좋아하는 식성이라 여름에도 간간 먹긴 하는데요. 몇몇 어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여름에 살이 무르고 쫀득함이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온이 차가운 겨울에는 대부분의 어종이 딴딴하고 쫀득한거에 비해서요.

손질하면서부터 겨우내보다는 조금 무르구나 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일본 조리사의 영상을 보니 전갱이초절임이 아니더라도 여름에는 살의 단단함을 높이기 위해 손질후 짜지 않을 정도의 약간의 소금을 배 부분에 쳐 주기도 하던데요. 저는 날 것 그대로의 선도와 맛을 위해 소금을 치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단단하고 여문 느낌의 식감을 원하시면 소금을 뿌려 잠시 숙성해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일꺼라 생각했습니다.

잔 씨알의 전갱이라 뼈가 있을꺼라 생각되는 부분은 유감없이 날려주었습니다. 지아이라 불리루우 뼈도 쪽집게로 빼주었고요. 음…..여름에도 생각보다 좋습니다. 조금 무른 감은 있지만 그리고 기름진 맛도 조금은 아쉽긴 했지만 여름에 이 정도 초밥을 먹는다는건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와사비간장에 먹는 것도 맛있지만 사진처럼 집에 있는 쌈장이나 막장에 먹어도 맛있습니다.

전갱이초밥 1번째 도전은 절반 이상의 성공. 낚시도 많이 하면 늘듯이 손질도 많이 하면 더 감성적인 음식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감칠맛이나 쫀득함이 겨울에 비해 다소 떨어지긴 하나 1년 내내 먹어도 이 정도 맛이면 충분히 먹어도 좋겠다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고등어나 꽁치와 같이 기름진 맛이 너무 강하고 비린내가 나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요. 나메로우라는 요리, 조림이나 튀김도 다음에는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마치며

사실 전갱이초밥을 먹으려 했던 것은 금어기인 갈치(풀치)를 잡는 노조사님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7월은 갈치금어기인데도 불구하고 방파제 곳곳에 가보면 그 잔씨알의 갈치 치어를 잡으시는 조사님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뭐라고 막 나무랄 수는 없지만 볼 때마다 눈쌀이 찌푸려지는건 여는 낚시인이나 마찬가지겠죠.

왠만한 포인트에서 전갱이는 쉽게 낚을 수 있는데요. 다음에는 그 금어기를 어기는 조사님을 보게 되면 전갱이 잡아다거 먹어보이소~ 해야겠습니다. 먹어보니 맛있고 감칠맛 돋던데요~라고 말입니다. 낚시를 가지 위해 준비하는 과정부터 돌아와 잡은 생선을 손질하고 저장 혹은 먹는거까지가 낚시행위입니다. 시간 내어 방파제 한 켠에서 전갱이 루어낚시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회를 뜨고 있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마치 대단한 요리사가 된 냥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요리한 사진 한 장을 찍으며 유명 인플루언서가 된 상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맛있고 진한 낚시하십시요. 감사합니다.

2 thoughts on “전갱이초밥 : 1번째 도전”

  1. 와 아주 맛있어 보입니다. 와이프가 회를 좋아하는데 꼭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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