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때 낚시, 올해처럼 장마가 길고 험한 경우 꼭 한번쯤 고려해 봐야할 문제입니다. 비와 낚시의 관계를 어떻고 장점과 단점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에 유의한다면 기회로 만들어 호조황의 단맛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비올때 낚시 – 주의해야 할 부분
위 사진은 2023년 7월 18일 야간에 찍은 사진입니다. 진해 명동의 해양공원 진입전 음지교 옆의 작은 방파제 모습입니다. 이 날 창원에는 약 3시간 가량 시간당 25mm 가량의 비가 왔고 당일 누적강수량이 60~70mm 가량 되었던 날입니다. 3주 이상 진행된 장마로 이미 바다로 많은 민물이 유입되었을테지만 당일 강수량이 장마기간 중 가장 많았던 날이었고 비가 막 그친 후 방파제의 모습입니다.
온갖 쓰레기와 찌꺼기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고 물은 ‘뻘물’이라 불려야 할만큼 황토색이었습니다. 이런 날 과연 낚시가 될까요? 고기들이 있을까요?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장마기간 중 한번쯤 생각해본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비 그쳤는데 나가볼까?’, ‘비가 와서 낚시가 되긋나?’ 이런 생각 다들 해 보셨지요? 일정기간 낚시를 못하면 막 마음이 불편하고 무언가 안한거 같고….그런 금단현상과 같이 저는 무척이나 낚시가 고팠습니다. 분명 낚시환자지요. 그래서 장마 가운데 가장 비가 많이 온 직후 바다로 나가 낚시를 해보면 ‘비올때 낚시’가 잘 될까? 비가 온 뒤 낚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고 공부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비가 오거나 비가 온 뒤에는 방파제, 석축 등 매우 미끄럽습니다. 그리고 비는 그쳤다 하더라도 바람이 강하거나 파도가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기상청 날씨누리를 통해 풍랑주의보가 내렸는데 호우경보 상태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상청과 날씨앱으로 날씨를 확인하였다 하더라도 (부산의 경우) 방파제의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바다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시침수통합정보시스템의 재난감시 CCTV를 통해 방파제별 CCTV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다녀온 진해지역의 방파제의 경우 별도로 CCTV 등을 확인할 방법을 몰라 직접 가보고 안전상 문제가 없다 판단되는 곳에서 잠시잠깐 낚시를 해봤습니다. 예상대로 바닥은 생각보다 미끄러웠고 사람 한명 없어 가급적 물가 가까이 가지 않고 한발치 물러서서 낚시를 했는데요. 비가 오거나 온 뒤에는 반드시 안전상 주의를 하며 낚시를 하되 강한 비가 다시 오거나 너울 등의 강한 파도가 있는 경우는 무리해서는 안됩니다.
- 풍랑주의보 확인 – 기상청 날씨누리
- 방파제 실시간 CCTV 확인 – 부산광역시 도시침수통합정보시스템 ‘재난감시 CCTV’
비올때 낚시 – 장점
낚시를 조금 오래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비가 오거나 비온 뒤 반드시 출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경우 분명 호조황의 좋은 기억과 경험이 있어서 일텐데요. 왜 비가 오거나 비가 온 뒤에 출조를 하는 것일까요?
비올때 낚시의 첫번째 장점은 ‘줄어든 경계심’입니다. 물이 맑고 날이 밝을 때 물고기들은 대부분 강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파제 한켠에 서서 낚시를 하는 낚시꾼의 그림자의 형체 또한 보일 수 있는 상황이지요. 하지가 비가 내리거나 온 뒤에는 탁해진 물색 덕분에 그 시야범위가 줄어들 것이고 빗물이 바다에 떨어지는 소리와 파장이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면에 있어 경계심을 많이 갖지 않게 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날 저는 진해 명동의 음지교 옆 작은 방파제에서 약 10회 정도 캐스팅을 해보았습니다. 비가 막 그쳤으나 방파제 바닥은 채 마르지 않고 곳곳에 발이 잠길 듯 물웅덩이가 있는 상태. 첫 캐스팅에 슬랙라인을 정리하기도 전에 원줄을 쫘악 가져가는 입질을 받았습니다. 마치 떨어지는 미끼를 기다린냥 엄청 강한 입질에 다소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여러번의 캐스팅에서도 채비를 많이 내리지 않아도 상층이나 중층에서 시원한 입질을 보여주었고요. 이렇든 비로 인한 탁한 물색과 흐린 날씨는 물고기의 경계심을 완화해줘 시원한 입질을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비올때 낚시의 두번째 장점은 ‘산소의 증가’입니다. 비가 오면 바다에 떨어지는 빗물이 산소를 포함해 작은 거품을 만들어냅니다. 비오는 날에는 산소농도가 높아집니다. 먼바다 보다 민물이 즉각 유입되는 방파제의 경우 유입되는 빗물의 양이 더욱 많아 산소량이 더욱 많아지게 됩니다. 물 속에 녹아든 산소는 물고기들의 활성도를 높이게 되고요. 바다에 산소 농도, 용존산소량이 높아지면 플랑크톤 활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것을 노리는 고기글의 활성도도 더불어 높아지게 되는 것이지요.
명확하게 언급할 수 있는 장점은 위 2가지 정도인데요. 이 외에도 비가 오거나 온 뒤에는 낚시인이 적기 때문에 낚시행위를 하기 편하기 때문에 이 또한 장점이 될 수 있다 할 수 있고요. 회유성 어종으로 알려진 전갱이의 경우 과연 비와의 관계상 방파제 낮은 수심에서 될까 하는 의구심을 저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농어 등 기수지역을 좋아하는 고기들의 경우 분명 비가 오면 잘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요. 여하튼 이 날 출조로 인해 장대비가 온 뒤에도 전갱이는 활성도가 높았다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전갱이 낚시 – 1. 시즌과 장점에 대하여
- 전갱이 낚시 – 2. 전갱이 낚시채비 1부터 10까지
비올때 낚시 – 단점
하지만 비올때 낚시에 있어서 단점 또한 있습니다. 첫번째 단점은 위험하다는 점입니다. 저야 발판이 편하고 너울이 없는 안전한 방파제를 택해 잠시 다녀왔습니다만 너울 발생이 잦은 갯바위에 하선한다는 등의 경우는 위험도가 매우 높겠지요. 자칫 방심했다가는 미끄러져 값비싼 소중한 낚시 장비에 스크레치를 낼 수도 있으며 실족해 다칠 수도 있습니다. 낚시의 조과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 여기는 저는 그래서 비온 뒤는 선호하나 비가 올때는 왠만해선 출조하지 않습니다.
비올때 낚시의 두번째 단점은 ‘낚시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비가 오거나 온 뒤에는 바람이 많은 경우도 많고 해무가 끼는 등 시야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내가 구사하려는 낚시’를 제대로 운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활성도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제 실력’을 발휘하기 환경적으로 좋지 않다는 말입니다. 습한 날씨로 인해 릴링시에도 매끄럽지 않을 수 있고 라인이 로드에 달라붙어 채비내림이 원활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해 낸다면 더없이 좋은 조과를 낼 수 있는 비올때 낚시. 저는 조작이 편한 짧은 낚시대를 사용하고 줄붙음방지가 잘 되는 로드를 선택합니다. 또한 예보와 다른 바람에 대응하고 채비내림에 유리한 에스테르라인을 필히 사용을 하기도 합니다. 낚시실력이 는다는 것은 좋은 조과를 내는 것으로도 말할 수 있겠지만 저마다의 상황과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도 말할 수 있습니다. 맑고 밝을때는 선수였다가 어둡고 좋지 못한 환경에서는 잘 낚지 못한다면 고기가 있고 없고를 탓하기 보다 자신의 필드와 환경적응력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 아징대 리뷰 : 팜스핀휠 PTAGS-56
- 에스테르라인 : Tip-1. 단점과 사용이유
마치며
낚시도 결국 빅데이터입니다. 쌓여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률을 높이는 것이 조과를 높이는 길이고요. 저마다의 경험으로 비와 낚시와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엄청난 조과로 심장이 터질듯한 경험을 하기도 했고 입질 한번 못받아보고 빈 손으로 돌아와 본 적도 있습니다. 어종에 따라 비는 득이 되기도 하고 실이 되기도 합니다. 즐겨하는 대상어의 특성을 더욱 더 공부해서 비와 낚시와의 관계에 대해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해서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비는 낚시에 큰 장점이 있고 단점 또한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좋은 조과를 보장하진 않습니다. 10분 뒤에 일어날 일도 모르고 사는 한낫 인간이 어찌 바다 속 생명체의 생리를 모두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단지 이런 경험이 쌓여 조금 더 안전하고 조금 더 나만의 낚시를 즐긴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나은 낚시’를 즐기고 있다 생각합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낚시 즐기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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