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락낚시 Tip(팁) 몇가지를 기록해봅니다. 빈촐했던 조행과 무지했던 지난날의 경험에서 여러가지 저만의 볼락낚시 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느때보다 못한 조과에 출조가 덜 신나신다면 한번 읽어보시고 부족한 부분은 조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그 첫번째로 볼락낚시에서 확률 높은 미끼, 볼락웜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볼락낚시 최고의 미끼는 움직임
지난 가을부터 겨울까지 참아왔던 낚시에 대한 욕구가 넘쳐나는 요즘입니다. 근래 시간이 많았기도 하고 그 욕구를 주체할 수 없어 자주 바다로 나섭니다. 집 근처 내만 방파제에서 당찬 손맛을 가득 채우기가 어려워 먼 길을 나섰습니다. 2024년 3월 26일(음력 2월 17일, 9물, 북동풍 6m/s 전후 예보) 통영으로 갔습니다. 볼락낚시에서 미끼선택과 운용에 대해 복잡했던 머리가 정리된 하루였습니다. 조행기처럼 저만의 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집에서 통영까지 거리가 제법 되는터라 약 1년여만에 다녀온 것 같습니다. 왔다갔다 하는 시간이며 경비 생각하면 좀 당찬 손맛을 보고 오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말입니다. 예보상으론 강한 바람이 예상돼 있어 걱정도 되었지만 몇일간 내린 비가 그치고 맑아진 날이라 내심 기대도 되었습니다. 도보권 방파제가 아닌 종선배를 타고 갯바위로 진입했습니다. 이 날 간 곳은 통영시 오곡도. 근처 새섬이라 부르는 학림도는 여러번 가 보았으나 오곡도는 낚시에 막 입문했을때 한번 가보고는 두번째였습니다.
도보권 방파제로 볼락낚시를 갈때에는 오로지 소프트웜, 루어만 미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선상낚시를 하거나 종선배를 타고 갯바위로 진입할 때에는 청개비 한통을 사가는 건 비단 저만의 얘기는 아닐테지요.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면 ‘꽝’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커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그런 생각. 이 날도 역시 청개비를 준비해 갔으나 결과론적으로 루어낚시용 소프트웜이 청개비보다 탁월한 입질빈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믿음은 지속적인 조과와 경험이 비롯되야 가능한데요. 결국 볼락을 유인하고 먹이활동을 하게금 유도하는 것은 냄새도 있지만 미끼의 움직임과 형상이 아닐까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입질이 없으면 크릴이나 청개비와 같은 생미끼를 사용하기보다는 루어낚시를 하는 루어낚시인이라면 믿음을 가지고 다양한 웜으로 교체하며 액션변화를 주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생미끼를 만져 느끼게 되는 불편함이나 냄새도 없고요. 생미끼로의 미끼변화 시도횟수만큼 웜변화, 액션변화 횟수가 늘어나면 자연히 루어낚시실력도 느는 것일테니까요. 냄새보다 움직임이라 생각해보며 낚시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 240326 낚시했던 곳 : 지도로 보기
생미끼 보다 볼락웜을 선호하는 이유
해가 지기 전, 부채꼴 모양으로 지형탐사차 캐스팅을 수차례 해보았습니다. 갯바위에 진입하면 (도보권 방파제에서도 사실 동일하게 함) 항시 부채꼴로 캐스팅해보면 최대한 상상하며 지형을 읽혀두면 좋습니다. 그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만 피딩타임에 도래하거나 입질지점이 시시각각 변하는 날에는 엄청난 조과차이를 보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는 이 날, 웜보다는 생미끼인 청개비에 반응이 좋았습니다. 망상어, 복어, 노래미 등 다양한 어종들이 손맛을 주었는데요. 수심이 깊은 포인트라 그런지 깊이서 물었을때 제법 재미난 손맛이었습니다.
저는 갯바위 바다찌낚시로 낚시에 입문해 현재는 라이트게임이라 부르는 루어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찌낚시를 하던 시절에는 당연히 생미끼가 주 미끼였습니다. 루어낚시를 하면서 차차 생미끼보다는 가짜미끼가 잘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체득하고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루어낚시의 큰 메커니즘이 가짜미끼를 이용해 실제 먹이와 같은 움직임으로 입질을 유도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큰 틀에서 어떻하면 대상어들이 물고 빨고 싶은 움직임을 만들어낼까가 매번 출조할 때마다 숙제이자 재미입니다.
볼락낚시에서 포인트만큼 중요한 것이 ‘웜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타이밍에 맞는 웜선택으로 연타를 하기도 하고 계속 웜을 바꾸고 수심을 바꿔가며 노력해도 빈타일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생각한대로 맞아떨어질때의 그 짜릿함이 루어낚시의 매력이기도 하고 생미끼가 아닌 웜을 이용한 낚시에서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상황에 따른 웜 선택
어둠이 내리고 (집어등을 밝혀둔지 약 1시간여가 지남) 볼락이 입질해주었습니다. 내심 조금 큰 씨알의 볼락들을 기대하고 갔습니다만 씨알면에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 날 잡힌 볼락들은 14cm~18cm가 대다수였습니다. 가장 큰 녀석은 20.5cm 가량 되었습니다. 너울성 파도가 강했고 낚시했던 갯바위 포인트가 지류가 강하게 흐르는 지점이라 채비를 바닥까지 내리는게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지그헤드를 무겁지 않게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는터라 가급적이며 무겁게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 날은 0.8g~2.0g까지 다양한 텅스텐 지그헤드를 사용하였으나 바람이 잠시 멈춘 타이밍을 제외하고 2g으로는 바닥을 터치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더 무거운 지그헤드를 사용해 바닥을 터치하고 바텀낚시를 해도 되지만 큰 씨알의 개체가 바닥에 붙어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지 않아 중충을 주로 회유하는 낚시를 운용했습니다.
어둠이 내린 후에는 입질소강상태였던 잠시동안을 제외하고는 청개비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청개비를 사용해도 입질하지 않았습니다. 약 10여종의 여러 조구사의 소프트웜을 사용했습니다. 조류나 집어상태에 따라 웜 선택을 달리 했습니다. 대개의 경우 웜선택에 있어 나름의 기준점이 있습니다. 우선 물색과 관련된 선택방법인데요. 물색이 맑다와 탁하다 단 2가지로 전 구분지어 웜 선택을 합니다. 물이 맑은 날의 경우에는 내추럴 컬러라 할 수 있는 클리어계열의 색상을 사용합니다. 반대로 물이 탁한 날, 탁도가 높은 날에는 야광계열, 컬러가 있는 웜을 사용합니다. 이 날은 물이 기본적으로 매우 맑은 날이었지만 너울이 일고 포말이 이는 제가 낚시했던 포인트는 맑았다 탁했다를 반복했었습니다. 그에 따라 웜 색상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결과는 매우 좋았고요.
집어상태에 따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도 있습니다. 어두워지기 전 약 30분 전부터 집어등을 밝혀두었는데요. 집어등을 강하게 비춘 부분에 어떤 베이트가 집어되는지를 잘 관찰합니다. 심지어 잘 보이지 않을때는 갯바위에 누워 자세히 보기도 하고요. 이 때 집어된 개체와 가장 유사한 모양의 웜을 찾아 사용하는 편입니다. 입질이 없다가도 집어된 베이트 모양에 맞추어 웜을 바꿔보면 입질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초저녁에는 실치처럼 보이는 베이트가 집어가 되어서 스트레이트웜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이 후 전갱이가 집어등 근처를 왔다갔다 할때에는 멸치 치어처럼 보이는 개체가 보여 피쉬웜으로 변경했고 역시 전갱이 뿐만 아니라 볼락도 잘 입질해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상황마다 어떤 미끼를 사용할 것이냐는 볼락낚시 뿐만 아니라 다른 루어낚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와 같은 방법이 정답입니다만 아니구요. 그저 이런 생각 한번 해보시며 루어낚시 하면 더 재미나더라, 선배들이 추천하는 웹상에 추천돼 있는 웜만 죄다 사서 입질도 잘 못받았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적는 소회정도로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마치며
오랜만에 찾은 통영 갯바위에서 잘 즐기고 왔습니다. 낚시 공부도 많이 되었고 손맛도 많이 봤습니다. 기회가 되면 빠른 시간내 조금 더 큰 씨알을 노리러 가고 싶은 기분입니다. 찌낚시 할때에 비하면 훨씬 작은 대상어를 잡는 것이지만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루어낚시 특히 볼락낚시가 무척이나 재밌습니다. 조류를 억지로 읽어내며 비거리를 운운하며 캐스팅하고 수심층을 상상하며 대상어의 위치를 가늠키도 하고 침강속도 조절로 녀석들을 약올리기도 하며 반응이 없을 때면 섭섭하기도 한……볼락낚시 참으로 묘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낚시인들마다 자기만의 비법 내지는 노하우가 있을테지요. 영상과 글로 배운 팁보다 현장에서 경험하며 체득하는 팁이야말로 평생 가는 나만의 팁이 될 것입니다. 어디 잘 나오는데 없나, 생미끼 아니라 입질 안하네..라고 툴툴 거리기 보다 루어운용에 대한 고민을 한번이라도 더 하는 낚시인이 돼 봐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